전기차(EV)에 대한 열기가 뜨거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도 전기차 전환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일부 자동차 업계 경영진은 산업이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기차로 완전히 전환된다는 것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중국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 중 하나인 지리자동차를 운영하는구이성위에 저장지리홀딩그룹최고경영자(CEO)는 내연기관 차량이 여전히 회사 사업의 핵심 동력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중단하면 성장엔진을 잃게 된다"라며 "전기차가 자동차 시장의 전부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지리자동차는 2024년 11월까지 연간 판매 목표인 200만 대에 거의 근접한 197만 대를 판매했다. 이 중 약 77만 7000대는 배터리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구이 CEO의 회의론은 EV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온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 이례적인 시각으로 여겨진다. 리서치 회사 로 모션에 따르면, 11월 전 세계 EV 판매량의 70%가 중국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중국은저렴한 EV의 인기에 힘입어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으로 올라서기도 했다.
하지만 전기차 전환에 대한 신중한 경영진은구이 CEO뿐만이 아니다. 일본 자동차기업 토요타의 회장 토요타 아키오 최고경영자(CEO) 역시 배터리 전기차로의 전환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중이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엔진 및 대체 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차량 등자동차 사업에서 '다중 경로' 접근 방식을 지지해 왔다.
이러한 접근법은다른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행보에서도 나타난다. 폭스바겐은 올해 5월, 배터리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하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생산 확대를 발표했다. GM은 7월에 2024년 말까지 100만 대의 전기차 생산 목표를 철회했고, 포드 역시 8월에 전기 SUV 계획을 취소하며 EV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또한 내연기관 차량은 여전히 중국 자동차 산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는중동, 라틴 아메리카, 러시아 등 EV 수용이 더딘 시장에 내연기관 차량을 수출하고 있다. 지리를 포함한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철수한 러시아 시장에서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확대하는 추세다.
구이 CEO는 내연기관 차량이시대의 흐름에 맞춰 진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인터뷰에서 "내연기관 차량은 전 세계적인 배출량 감축 노력에 발맞춰 연료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산 EV에 적용된 첨단 기술을 언급하며 "전기차처럼 더욱 지능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글 Nicholas Gordon & 편집육지훈 기자 jihun.yook@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