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가 보수 인플루언서들에게 인기 있는 동영상 플랫폼 '럼블'에 투자하며 미디어 시장에 진출했다.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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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더(Tether)는 최근 몇 년간 자사 스테이블코인 덕분에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회사는 2024년에 10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테더 소유주들은 암호화폐 외 분야에투자 의향을 밝혔고, 20일(현지 시간)오후 럼블(Rumble·보수인플루언서들에게 인기 있는 동영상 플랫폼)의 대규모 지분 인수를 발표했다.

이번 거래로 테더는 총 7억 7500만 달러를 투자한다. 이 중 2억 5000만 달러는 플랫폼 영향력 확대를 위해 사용된다. 나머지는 주당 7.50달러에 최대 7000만 주의 상장 A클래스 주식을 매입하는 데 쓰인다. 이는 약 7달러에 거래되던 주가보다 소폭 높은 가격이다.

파올로 아르도이노(Paolo Ardoino) 테더최고경영자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럼블 투자가 '자유 기술'신념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암호화폐와 통신 플랫폼이 포함되며, 이를 통해 사람들이 정부나 대기업검열 없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2013년에 설립된 럼블은 여전히 유튜브(YouTube)보다 훨씬 작은 규모로,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약 6700만 명이다. 하지만 젊은 보수층의 주요 정보원이 되었으며,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당선 동영상 이후 "우리가 이제 미디어다"라는 승리의 메시지를 게시했다.

아르도이노는 럼블이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기로 한 결정을 칭찬했다. 이는 구글(Google)이나 아마존(Amazon) 같은 클라우드 대기업에 의존하지 않고도 온라인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테더가 럼블을 자사의 다른 사업과 직접 연계할지는 불분명하지만, 아르도이노는 향후 스테이블코인이 소셜 미디어의 필수적인 부분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테더 소유주들의 럼블 대규모 투자는 또 다른 테크 억만장자인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X를 통해 미디어 지형을 뒤흔드는 시기에 이루어졌다. 선거 전 머스크는 이 플랫폼으로 적극적으로 트럼프를 지지했고, 이번 주에는 거짓 정보를 트윗하며 공화당 의원들에게 압력을 가해 주요 지출 법안을 무산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테더의 럼블 투자는 전략적 가치를 지닐 수 있다. 테더는 수년간 역외에서 운영되며 범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는 논란에 시달렸지만, 최근에는 법 집행 기관과 더 긴밀히 협력하고 워싱턴 DC에서 정당성을 확보하려 노력해왔다.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인기 있는 미디어 플랫폼을 소유하는 것이 이러한 노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자신을 자유주의자라고 밝힌 아르도이노는 테더가 럼블의 편집 자율성에 개입할 의도가 없으며, 그가 "매우 중앙집권화되어 있다"고 묘사한 X와는 달리 이 플랫폼이 탈중앙화되고 비정치적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테더의 럼블 투자는 암호화폐 외 분야의 두 번째 대규모 투자다. 2023년 9월, 테더는 클라우드 및 인공지능 기업 노던 데이터(Northern Data)지분을 인수했는데, 아르도이노는 이것이 독립적인 기술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더 큰 목표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테더의 투자 소식이 전해지자 럼블의 주가는 35% 상승했다. 크리스 파블로프스키(Chris Pavlovski) 럼블회장 겸 CEO는 이번 거래 조건에 따라 최대 1000만 주를 매각할 권리를 가지며, 회사의 지배 지분은 계속 보유한다.

한편, 열렬한 암호화폐 지지자이자 트럼프가 차기 상무장관으로 지명한 CEO가 이끄는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Cantor Fitzgerald)가 럼블의 주식 배정 대리인 및 딜러 매니저 역할을 맡았다.

/ 글Jeff John Roberts & 편집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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