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간의 혼란 끝에 미국 의회가 정부 폐쇄를 막았다. 3월 중순까지 정부 자금을 계속 지원하고 자연재해 피해자들에게 추가 구호금을 제공하며 농민들을 지원하는 지출 법안을 승인했다.
20일(현지 시각) 저녁, 의회는 정부 폐쇄 위기를 간신히 모면했다. 하원은 3월 중순까지 현 수준의 정부 자금 지원을 유지하는 지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자연재해 피해자와 농민들을 위해 1100억 달러의 자금을 제공하고, 농업법 연장도 승인했다. 농업법은 농업 대출과 수질 개선 및 토양 침식 방지를 위한 보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다년 법이다.
자정 시한을 앞두고 이 법안은 366대 34로 쉽게 3분의 2 다수를 확보했다. 대부분의 공화당 의원들이 찬성했고, 34명만 반대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 명이 기권한 것을 제외하고 모두 찬성했다.
이제 이 법안은 상원으로 넘어간다. 백악관은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이 이 법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지출 법안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 당선인의 부채 한도 상향 요구를 희생시키는 대가로 통과됐다. 트럼프는 바이든이 차후 부채 증가의 책임을 지도록 하기 위해 지금 부채 한도를 올리길 원했다고 인정했다.
공화당은 트럼프 취임 전 부채 한도를 올리는 대신, 내년 초 부채 한도를 1.5조 달러 인상하고 향후 정부 지출을 2.5조 달러 삭감하겠다는 구두 합의를 고려 중이다. 이는 투표를 거치지 않을 것이며 법적 구속력도 없다.
한편 이번 지출 법안에는 소아암 연구 자금 지원과 같은 민주당의 주요 우선순위가 제외됐다.
몇 시간 전 '이 지출 법안이 공화당 법안인지 민주당 법안인지'의문을 제기했던 일론 머스크(Elon Musk) 정부효율성부 공동 수장은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X에 다시 글을 올려 마이크 존슨(Mike Johnson) 하원의장을 축하했다.
머스크는 "의장이 주어진 상황에서 잘 해냈다"며 "무게가 파운드 단위였던 법안이 온스 단위로 줄어들었다"고 썼다.
부채 한도향후 전망은?
1981년 이후 자금 부족으로 인한 정부 폐쇄는 10차례 있었다. 가장 최근에는 2018년 트럼프 재임 시 발생했다. 35일간의 부분적 폐쇄로 약 80만 명의 정부 직원들이 영향을 받았고, 11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으며, 의회예산국(Congressional Budget Office)에 따르면 미국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가 0.2% 하락했다.
이번 대치 국면에서 존슨 의장은 트럼프와 머스크가 초반에 초당적 정부 자금 지원 법안을 폐기하라고 압박하면서 곤경에 처했다.
이에 존슨과 공화당 지도부는 2027년 1월 30일까지 2년간 부채 한도를 유예하는 축소된 법안을 급히 마련했다. 그러나 보수파 의원들의 반대로 이 법안도 무산됐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역사적으로 적자 증가와 정부 지출 확대를 우려해 부채 한도 인상에 반대해왔다.
지금 차입 한도가 인상되지 않으면 트럼프는 취임 초기에 자금 지원 협상과 부채 한도 문제를 다뤄야 한다. 이로 인해 2017년 첫 임기 때 제정한 감세 및 일자리법(Tax Cuts and Jobs Act) 연장과 같은 입법 추진이 지연될 수 있다.
의회는 2025년 1월 2일까지 부채 한도를 올려야 한다. 그 이후에는 재무부가 임시 '특별 조치'를 취해 부채 시한을 내년 여름까지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 재닛 옐런(Janet Yellen) 재무장관은 미국이 2023년 1월 마지막으로 부채 한도에 도달했을 때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한 바 있다.
/ 글Sasha Rogelberg & 김나윤 기자abc123@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