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채 대표는 “개인을 존중하지 않는 비즈니스는 슬롯사이트 보스에서 쇠퇴하고 있다”고 말한다. 주6일제를 외치는, 기존 대기업도 자유롭지 않다. 그는 “다행히도”라고 덧붙였다.
문상덕 기자mosadu@fortunekorea.co.kr 사진강태훈
●홍진채 라쿤자산운용 대표1982년생. 서울대 전기공학부 졸업. 대학 시절 투자동아리 ‘SMIC’으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렸다. 2007년 슬롯사이트 보스투자밸류자산운용 공채 1기로 펀드매니저 일을 시작, 2016년엔 독립해 라쿤자산운용을 설립했다.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했을 때, 국내 시장은 재미가 없었어요.”
홍진채 대표는 2007년 서울대 투자 동아리 ‘스믹(SMIC)’에서 한때 회장을 맡았다. 강성부 KCGI 대표,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 등이 이곳을 거쳤다. 홍 대표는 당시 동아리 선배들과 함께 책 《서울대투자연구회의 성공투자노트》를 냈다. 매매 기법이 아닌 “기업을 연구한다”는 것이 콘셉트였다. 홍 대표는 “기업을 연구하며 세상물정을 익혔다”고 돌이켰다.
그만큼 진심이었다. 결국 부업이자 취미였던 투자는 본업이 됐다.
하지만 홍 대표가 기억하는 학생 때의 ‘국장’은 지루했다. 그는 “시가총액 5000억 원 이상 기업의 절반가량은 대기업집단 소속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그때 국장은 그랬다. 단적으로 2004년 국내 증권시장의 톱10은 빠짐없이 대기업집단과 공기업(출신)으로 채워졌다. 대기업에선 삼성전자, SK텔레콤, 현대차, LG그룹사(LCD, 전자, 카드)가, 그 밖에는 슬롯사이트 보스전력, POSCO, KT가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2024년 현재는 딴판이다. 공기업들은 톱10 밖으로 멀찍이 밀려났다. 대신 셀트리온(9위)과 네이버(10위)가 새로 진입했다. 톱50으로 시야를 넓혀도 마찬가지. 10년 전인 2014년과 비교하면 14개 기업이 새로 들어왔다. 이중 코스닥 기업도 바이오텍인 알테오젠, HLB와 배터리 소재 제조사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 등 네 곳이다(‘K증시 다이내믹스①~③’ 표 참조).
홍 대표는 “(주식시장의 대표 격인) 코스피가 ‘박스피’로 불리지만, 그 안의 다이내믹스는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투자 매력도가 낮기로 손꼽히는 슬롯사이트 보스이지만, 결국 “퀄리티가 높은” 기업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
같은 맥락에서 10년 뒤 주식시장은 또 다른 모습일 것으로 홍 대표는 봤다. 인구가 줄어드는 슬롯사이트 보스은 더 이상 야근과 잔업으로 단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 그는 “다행히도 슬롯사이트 보스에서 개인을 존중하지 않는 비즈니스는 쇠퇴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서 그는 “(‘사람을 갈아 넣는’) 기존의 대기업집단 비즈니스는 어차피 사라질 것”이라며 “재벌 해체가 공연한 구호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산업의 전환, 나아가 ‘슬롯사이트 보스형 비즈니스 모델’의 전환을 겪고 있는 지금, 인구 감소는 오히려 전환을 쉽게 할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잠재성장률 제로, 인구 감소, 기후 위기 등 비관하기 쉬운 시대에 그는 낙관론을 말하고 있었다.
Q 비관하기 쉬운 시대입니다. 인구는 줄고, 주력 산업은 힘을 잃어 갑니다.
우리가 직면한 큰 변화죠. 그런데 슬롯사이트 보스은 땅에 비해 인구가 많은 편이에요. 또 이만한 땅에 제조업과 서비스업, 콘텐츠와 기술이 고루 발달한 나라도 흔치 않습니다. 인구 5000만 명 이상이면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기는 나라가 슬롯사이트 보스을 포함해서 7개국이에요. 이렇게 좁은 땅에 인구와 1인당 GDP를 둘 다 잡은 나라는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동안 잘해 온 원인이 뭘까요? 지정학과 역사적 맥락이 있지만, 현재만 단면으로 놓고 보면 높은 교육열과 경쟁 심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대 이전에) 국가 단위로 시험을 봐서 관리를 뽑는 나라가 거의 없었어요. 이 제도의 장점은, 벽지 시골에까지도 교육열을 만듭니다. 교육을 통해 계층 사다리를 올라갈 수 있으니까요.
그 결과로 여기까지 왔는데, 반대 급부도 컸습니다. 지나치게 높은 교육시간, 노동시간, 경쟁 강도, 높은 자살률.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 더 많은 성장, 더 많은 경쟁일까요, 아니면 행복을 좇는 것일까요? 저는 후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만약 슬롯사이트 보스 인구가 유지되면서 중국이나 인도에 주력 산업을 넘겨준다면, 1인당 GDP가 줄어들겠죠. 하지만 인구가 함께 줄어든다면 1인당 GDP는 줄어들지 않아요. 사회가 발달하면서 어쩔 수 없이 내줘야 하는 산업을 부둥켜 잡기보단, 변화에 적응해 가면 됩니다.
Q 인구 감소는 상수이지만, 속도는 변수라고 생각합니다. 속도가 빠를수록 혼란이 커지겠죠. 속도를 늦추기 위한 저출산 정책은 필요하지 않을까요?
인구로 성장을 도모한다는 건 옛날 관념이에요. 도움이 되지 않는 관념입니다. 인도조차 신생아 수가 줄고 있습니다. 사망률이 줄어 인구가 늘고 있을 뿐이죠. 전 세계 트렌드에서 슬롯사이트 보스과 대만이 최첨단에 있습니다. 트렌드의 첨단에서, 적응할 방법을 찾는 게 맞다고 봅니다.
Q ‘아이를 낳으면 불행해진다’고 합니다. 높은 집값, 교육비 등 때문이겠죠.
인구가 줄어드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먹고살만 해졌고, 아이를 낳지 않을 때 얻는 이익이 낳아서 쓰는 비용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선택을 안 하는 겁니다.
그런데 ‘저출산은 개인의 행복을 국가가 충분히 보장해 주지 못해서 발생한 문제’ ‘저출산은 나라가 지원해야 할 불행’이라고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서울의 성장과 개인의 행복을 네거티브섬 게임과 포지티브섬 게임 중 무엇으로 보느냐의 문제예요.
서울에 인프라가 몰리면서 집값이 높아졌지만, 동시에 서울은 글로벌 수준에서도 눈에 띄게 좋은 도시가 됐습니다. 파리는 말할 것도 없고, 뉴욕, 도쿄,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것보다 다이내믹하고 즐길 거리가 많은 도시예요. 새벽까지 놀아도 생명의 위협을 받지 않는 도시이기도 하죠. 그리고 이런 서울은 계속 확장하고 있습니다. 광역 교통망을 확충하면서 서울을 광역에서 즐길 수 있게 돼요. 광역권 자체도 커지는 거죠.
그만큼 개개인은 행복해집니다. 다만 아이를 낳으면 경제적 이유로 불행해지죠. 물론 아이를 잘 키울 수 있게 지원하는 노력은 우리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지만, 지금의 상황이 국가가 대단히 무엇을 잘못한 결과는 아니라고 봅니다. 선택의 문제에 가까워요.
Q 더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출산율을 되돌리고, 기존의 주력 산업을 지키자는 거죠.
국가의 의무는 불행의 요소를 하나씩 지워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우리는 무엇에 불행할까요? 대단히 많은 노동시간을 갈아 넣어야 하고, 환경 공해를 일으키는 비즈니스예요. 그런 비즈니스를 지키려면 누군가는 그런 업에 종사해야 해요. 그런데 그 비즈니스가 힘을 잃고 있잖아요. 이것을 나쁘게만 봐야 할까요? 우리도 이런 비즈니스를 기존 선진국에게서 가져왔습니다. 그때 그들이 불행해졌나요? 인적 자본은 모빌리티, 즉 이동성이 있어요. 더 나은 산업으로 포지션을 바꿔 갑니다.
다만 모빌리티가 떨어지는 사람들이 있어요. 평생 한 가지 기술만 연마했는데 사양산업이 됐어요. 가진 전 재산이 시골의 주택 한 채인데, 사줄 사람이 나타나질 않아요. 이렇게 노동이나 자산에서 모빌리티가 떨어지는 사람들이, 사회 전체가 변화할 때 피해를 볼 확률이 높습니다. 이 사람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논의의 초점을 맞춰야죠.
국가의 의무는 구성원이 사람다운 삶을 살고, 잠재력을 발현하고, 선택지를 넓혀주는 거예요. 단순하게 이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방을 막아주고, 상방을 높여주는 것. 그 안에서는 ‘알아서 하시라’라 하고 선택하게 둬야 해요.
Q 사전 인터뷰에서 ‘한 개인을 존중하지 않아야만 굴러가는 비즈니스는 슬롯사이트 보스에서 다행히 쇠퇴하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행’이란 말이 흥미롭습니다.
슬롯사이트 보스에서 앞으로 잘될 산업의 키워드는 ‘브랜드 신뢰도’예요. 잘돼야만 하는 키워드이기도 해요.
슬롯사이트 보스이 지금까지는 퀄리티 기반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경쟁했어요. 그런데 가성비로는 도저히 승부를 볼 수 없는 영역이 있습니다. 그런 영역의 특징은 ▲만족이 맥락에 좌우되거나 ▲보험성 재화인 경우 그리고 ▲잘못됐을 때 내 행복과 안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예요. 보험성 재화는 말 그대로 보험도 있고요. 자동차나 선박도 일종의 보험성 재화예요. ‘사고가 났을 때 나를 지켜줄 수 있느냐’는 거죠. 그래서 안전에 프리미엄을 주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잘못됐을 때 치명적인 재화는 의료, 방위산업 같은 분야가 있겠습니다. 다행히 슬롯사이트 보스이 잘해가고 있는 영역이에요.
그리고 첫번째, 맥락에 따라 만족도가 좌우되는 산업. 예를 들어서 음식이나 뷰티 산업은 트렌드 같은 맥락의 영향을 크게 받죠. 어느 시점에서 예쁜 화장법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 촌스럽게 보이는 것처럼요.
세 가지 분야 모두 신뢰도라는 키워드로 묶입니다. 슬롯사이트 보스의 국격이 높아졌고, 그만큼 신뢰도 높은 물건을 팔 수 있게 됐을 때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Q 슬롯사이트 보스 경제가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까?
네. ‘박스피’라고 하지만, 사실 그 안의 다이내믹스는 큽니다. 어제 오늘의 변화는 크지 않은 것 같아도 10년씩 끊어서 보면 상당히 많이 변했습니다. 10년 전에는 갑갑했어요. ‘신흥 자산가가 누가 있느냐’는 말을 했습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말고는 보이지 않았어요.
그런데 10년이 지나고 보니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같은 분이 새롭게 등장하셨어요. 시장에서 새로운 산업 분야에서 상장하는 기업에 높은 가치를 줬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저금리 유동성 영향도 있었지만, 그렇게 다이내믹스가 있어요. 퀄리티가 받쳐주면서 브랜드 신뢰도를 갖춰 가는 슬롯사이트 보스의 프로덕트들은 지속 가능하다고 봐요.그런 관점에서 슬롯사이트 보스의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우려 또한과한 면이 있다고 봅니다.
Q 다이내믹스의 원천은 무엇일까요?
교육열, 그리고 노력을 칭송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이게 ‘K스타일’을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슬롯사이트 보스 콘텐츠가 해외에서 왜 인기를 얻느냐 하면, 경쟁 제품이 10년 전과 비교할 때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아리아나 그란데, 브루노 마스 모두 훌륭하지만, 새로운 아티스트가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반면 K팝 아티스트들은, 특히 10년 단위로 보면 변화가 확실합니다. 그리고 정말 비범한 사람이 한 명씩 나와요.
이런 열정을 가진 나라가 많지 않습니다. 개인 레벨에선 가능할 수 있는데, 더 높은 퀄리티를 추구하는 재능을 산업과 결부시킬 수 있는 나라는 특히 드물어요. 그래서 저는 미래를 기본적으로 긍정적으로 봅니다.
Q 교육열을 부추기는 건 사람을 갈아 넣는 것 아닙니까?
‘갈아 넣음’에 대해 먼저 정리하면, 스스로 갈아 넣을 수 있고, 타의에 의해 ‘갈릴’ 수도 있죠. 키워드는 선택지가 있느냐는 겁니다. 아이돌 가수를 예로 들어 볼게요. 부모가 강요해서 아이돌 연습생이 됐다면 불행한 거죠. 갈아 넣어진 거고요. 아이돌로 성공할 확률이 낮다는 걸 인지하고도 ‘나는 이게 좋아’라고 본인이 선택했다면 불행의 정도는 앞선 경우와는 다를 겁니다. 성공하지 못했을 때 고충은 있겠지만요. 저 역시 때론 회의감을 느낄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제게 많은 선택지가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해요.
Q 투자할 때 ‘잘될 것이다’라는 관점에서 평가하십니까?
남들이 못 본 성장의 기회를 포착하는 데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런 강점이 없더라도 사람들이 놓치는 여러 가지 포인트가 있어요. ‘기업의 퀄리티’라고 저는 말하는데,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하나는 기업이 사업을 잘 꾸려가는 역량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그 역량을 주주를 위해서도 쓰고 있는지입니다. 두 가지를 만족시키는 회사가 슬롯사이트 보스에도 있습니다. 그런 회사만 잘 갖고 있어도 상당히 좋은 수익률을 낼 수 있어요. S&P500 지수 수익률 못지 않습니다. 물론 제가 이렇게만 투자해 왔단 뜻은 아닙니다.
Q 사상가적 기질이 있는 듯합니다.
너무 거창합니다. 굳이 그런 표현을 써야 한다면 반드시 아마추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