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다시 4년을 거머쥐었다. 아마 더 노련해져 돌아왔을 것이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4년이다. 세상을 바꾸기에 충분한 시간은 아니다. 트럼프가 한마디 한다고 기존 경제의논리와기본 구조가 변하지 않는다. 그가 주장하는 경제 정책 논리는 모순이 많다. 길게 보면 모순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 트럼프가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한 그가 추구하는 경제 정책적 의지는 현실 경제 상황과 충돌이 예정되어 있다고 믿는다.
시기적으로 2026년 11월에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 전후가 아닐까 싶다. 반환점을 돌면서 피로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전이라도 만약 미 연준이 금리 인하를 멈추거나 다시 상승세로 전환한다면 세계 금융시장은 요동을 칠 것이다. 고평가된 자산가격의 밸류에이션 조정으로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은 혼란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돈을 풀어 실업률은 낮추고 임금은 올려 높은 경제 성장을 이어 가겠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다. 관세도 크게 올릴 전망이다. 관세가 올라가면 상승분만큼 소비자 가격에 전이돼수입된 재화 가격은 상승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은 커진다. 더불어 추가 감세도 예정되어 있다. 그런데 그는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고 금리를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시장에서 그 말을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2023년 글로벌 GDP 성장률은 3.1%였다. 2024년은 이와 비슷한 3.2%가 예상된다. 2025년도 3%대 초반 성장은 이어 갈 것으로 시장은 전망한다. 그러나 나라별로 차이가 크다. 트럼프 행정부가 높은 관세율로 압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과 멕시코의 성장률은 낮아지나, 반사 이익의 수혜가 예상되는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일부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률은 2024년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이 또한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현재 기준 금리가 4.75% 수준으로 고금리 상황을 이어가고 있는데, 트럼프는 미 연준을 압박해 금리를 내리겠다고 한다. 납득하기 힘든 모습이다.
파월 연준 의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그림자 의장’ 지명 등으로 연준 의장의 권한을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하여 현실화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연준과 행정부 간 관계는 과거와 동일하게 유지되고, 상호 신뢰와 독립성 존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고는 있지만 속도 조절에 대한 의견이 계속 나오고 있다. 연준 내 다수 시각은 금리인하 속도를 늦추거나 일시 중단할 시점이 다가올 수 있으며 과도한 금리인하가 인하 지연보다 더 큰 리스크라고 지적한다.
파월 의장도 현재 미국 경제가 9월 금리 인하를 선택한 당시보다 강한 모습을 보여,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다만 이번 발언으로 12월에 예정된 금리인하의 기본 시나리오는 변경되지 않을 것으로 시장은 전망한다.
그러나, 연준이 2025년 1분기 금리 인하를 중단하고 상황을 보다가 인플레이션이 자신들 목표인 2%대 안착에 실패하면 3분기에 금리를 다시 올릴 가능성은 매우 크다. 그리고 미국 내 1980년 중반에 나타난 과도한 달러 강세에 대한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세계 각지로부터 자금이 미국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덕분에 S&P 500, 나스닥 시장 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2025년도 달러화 강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2025년 한국 경제는 국내 정치문제까지 더해져 과거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다. 특히 최근 기업 도산이 증가추세에 있으며 티몬·위메프 사태의 영향 등으로 2024년 법인 파산은 역대 최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25년 실물경제는개선되기는 어렵다. 역성장만 피하면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금리마저 높은 상황이 유지되면회복을 기대하는 내수와 설비투자도 위축된다.기업은 유동성관리에 주력하고 정부는 외환 및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서둘러 가능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 포춘코리아 윤두영 miche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