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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복귀 지침(Return to Office∙RTO)이 확산하고 있다. 동시에 지리멸렬한 사내 정치 역시 부활하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사내 경쟁 속에서 동료의 커리어를 방해하는 행동을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지적되지만, 상사도 예외는 아니다.

재택근무와 비대면 협업이 이어지던 시기, 사내 정치는 스크린과 슬랙 채널 뒤에 숨어 있었다. 그러나 복귀 명령으로 인해 예전 오피스 생활의 한 단면인 “등 뒤에서 칼 꽂기”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셈이다. 이번 연구는 최근 대면 시간이 늘면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공을 가로채며, 의도적으로 다른 이의 실패를 유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구직 지원 온라인 플랫폼 레쥬메 나우(Resume Now)의 조사 결과, 응답자 61%가 직장에서 “누군가에게 책임 전가를 당했다”고 밝혔으며, 이중 3분의 1은 “매주 이런 일을 목격한다”고 답했다.

누가 이런 뒤통수 치기 하나

세대별로 보면 모든 연령층에 책임이 있지만, Z세대와 밀레니얼이 가장 자주 “이런 일을 벌인다”는 인식이 높았다. 이는 베이비붐·X세대보다 “두 배가량 심하다”고 평가됐다. 한편 이 같은 독한 행위를 하는 주체로 대부분 ‘동료’를 지목하지만, 4명 중 1명꼴로 ‘상사(매니저)’가 팀원을 실패하도록 유도했다고 밝혔다.

Z세대가 사내정치를 기업 사회에서 살아남는 비결로 학습하고 있는 이유는, 조사에서 ‘커리어 야망과 자기 보호’가 이런 행위의 가장 큰 동기라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무려 40%는 “내가 앞서기 위해 동료를 일부러 방해한 적이 있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이들이 설명하는 대표적인 독성 전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기 실수를 남에게 떠넘기기, 둘째 동료에 대한 부정적 정보를 윗선에 알리기, 셋째 동료가 성공할 수 있는 핵심 정보를 숨기기, 넷째 의도적으로 상대방이 실패하도록 상황을 조작하기 등이다.

보고서는 “이런 책임 전가 문화가 직장에서 단순한 골칫거리에 그치지 않고, 관계 손상·사기 저하·독성 환경을 만들며, 협력 대신 서로 경계하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커리어 코치 키스 스펜서는 “자신의 기여를 꼼꼼히 기록해두고, 팀 전체가 보는 앞에서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공유해둬야 누군가 뒤에서 공격해도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이런 악습은 과거보다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3월 한 연구에서는 ‘직장 내 무례(incivility)’가 21.5% 증가해, 매일 21억 달러의 생산성 손실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는 “복귀 명령으로 대면 접촉이 늘어난 탓에,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무례하거나 갈등을 일으키는 기회가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처럼 갈등이 잦아지자, 갈등 해결 능력은 현재 직장인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스킬”로 떠오르고 있다. 리쥬메나우 측 역시 “직장 정치는 완전히 피하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직접적이고 신속한 갈등 해결·건설적인 대화·상사 및 동료와의 긍정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직원들이 이런 수단을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앞서기 위해서다. 평판 보호 혹은 윗선의 호감을 얻기 위함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사람을 밀쳐내는 방식이 그리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이 업계 리더들의 조언이다.

이를테면 영국의 커피·샌드위치 전문 체인 프레타망제(Pret A Manger) CEO 파노 크리스투는 과거 햄버거를 뒤집는 일부터 시작해 현 위치에 올랐는데 “동료 발목을 잡거나 뒤통수를 치지 않고, 내 할 일만 잘했더니 승진이 빠르더라”고 말했다. 이렇게 성장하다 보니 주변도 그의 성공을 응원하게 됐다고 한다.

커트가이거(Kurt Geiger) CEO 닐 클리포드 역시 화장실 청소부에서 글로벌 패션기업 수장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상사를 고꾸라뜨려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생각보다, 상사가 더 좋은 자리로 승진해 그 빈 자리에 내가 들어가는 게 낫다”며 “내가 상사를 잘 보좌하면, 그들도 나에게 기회를 열어준다”고 말했다.

아마존(Amazon) CEO 앤디 재시도 “태도가 성패를 가르는 핵심”이라며 “사람들은 좋은 태도를 가진 동료의 성공을 응원하고, 자연스레 멘토가 되어 주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 글 Orianna Rosa Royle & 편집 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