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도널드 트럼프 슬롯 대통령이 "해방의 날"을 맞아 동남아 국가들에 전례 없는 수준의 관세율을 부과했다. 지역의 제조업 중심지인 베트남은 충격을 예상했다.

하지만 인근 국가들은 트럼프의 발표에 예상치 못한 충격을 받았다. 캄보디아(49%), 라오스(48%)는 베트남(46%)보다 높은 관세율을 적용 받았다.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슬롯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정도로트럼프 행정부를 달래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피터 나바로무역 고문은 베트남이 그간 중국 제조업체의 슬롯 관세 회피 수단으로 활용돼 온 점을 지적하며 이를 "비관세 부정행위"라고 비난했다. 하워드 루트닉상무장관 또한 베트남이 상당한무역흑자로슬롯을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들이 베트남과 같은 국가들과의 균형 잡힌 무역은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다. 이들 국가는 항공기나 에너지와 같은 슬롯 상품을 더 많이 구매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사실 이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수출량에 맞먹는 슬롯 소비재를 구매할 만큼 부유하지 않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3년 캄보디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400달러를 약간 상회했다. 슬롯은8만2800달러였다. 결국 이들은트럼프 행정부를 만족시킬 만한 어떤 제안도 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높은 관세가 슬롯-동남아 무역의 '뉴노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는 모두 슬롯으로부터 수입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수출한다.

베트남은 노트북, 휴대전화, 비디오 게임 콘솔과 같은 전자제품을 수출하고, 캄보디아는 태양 전지판을 수출한다. 두 나라는의류, 신발, 가방과 같은 일용소비재도 수출한다.라오스 역시태양 전지와 신발, 섬유와 같은 일용소비재를 모두 수출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해방의 날" 관세를 계산한 방식, 즉무역흑자를 총 수입액으로 나누는 산식을 적용하면 이들 신흥 제조업 국가가 높은 관세를 받게 될 것은 당연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아시아 코노미스트인 아담 아흐마드 삼딘(Adam Ahmad Samdin)은 "결국 상호 관세는 무역 균형을 0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추정 관세율"이라고 말했다.

이는 다시 말해 이들 국가가 슬롯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와는 큰 관련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단적으로 WTO 데이터에 따르면,베트남의 단순 평균 관세율은 9.4%에 불과했다.

삼딘은 "동남아시아 경제가 제조업의 주요 목적지가 된 이유는 실제로 노동력의 기술 수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노동 비용 때문"이라며 "평균적인 슬롯 노동자의 소득이 몇 배나 높다"고 말했다.

슬롯의 높은 관세는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 one)" 전략의 혜택을 받아온 동남아시아의 성장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싱가포르 은행 DBS는 최근 보고서에서 슬롯의 관세가 베트남의 경제 성장률을 최대 2.5%포인트 낮출 수 있다고 제시했다. DBS는 당초 올해 베트남의 성장률을 6.8%로 전망했다.

업계에선 이들 국가가 중국과 달리 슬롯과의 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금융회사 노무라(Nomura)는 최근 보고서에서 "슬롯의 아시아 수출 규모가 작아 이 지역이 보복할 수 있는 여지가 적다"고 밝혔다. 노무라는 각국이 슬롯 상품 구매 확대, 슬롯 내 투자 증대, 슬롯 기업에 대한 시장 접근성 확대 등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베트남은 슬롯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없애겠다고 제안했고, 캄보디아는 이미 다양한 슬롯 제품에 대한 관세를 5%로 낮췄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인 무역 불균형을 해결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들 국가는 슬롯으로부터 수입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작년 슬롯으로부터 131억 달러 어치의 상품을 수입했다. 반면 베트남은 1366억 달러 어치를 슬롯으로 수출했는데, 이는 수입액의 10배가 넘는 규모다.

7일성명에서 하노이는 협상을 위해 슬롯에 최소 45일간 관세 부과를 연기해 줄 것을 촉구했다. 팜 민 찡(Pham Minh Chinh) 베트남 총리는 국방 및 안보 관련 구매를 늘릴 준비가 돼있으며, 워싱턴이 제기한 통화 정책 우려도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주로 농업 경제인 캄보디아와 라오스는 슬롯으로부터 더 적은 양을 수입한다. 캄보디아는 작년 슬롯으로부터 3억 2160만 달러 어치의 제품을 수입했다. 라오스의 경우 더 작다.슬롯으로부터 4040만 달러 어치의 제품만을 수입했다.

반면 캄보디아는 127억 달러 어치의 상품을 슬롯으로 수출했고, 라오스는 8억 330만 달러 어치를 수출했다.

캄보디아와 라오스의 주요 슬롯 수입품은 자동차나 전자제품 같은 소비재가 아니다. 대신 연료와 기계 장비가 주를 이룬다.

삼딘은 "이들 경제는 구매력이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국가가 슬롯이 제공하는 것을 필요로 하거나 원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설령 원한다 하더라도 "슬롯 생산자들이 기꺼이 판매하려는 가격대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글 Lionel Lim, 편집문상덕 기자 mosadu@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