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방위 계획을 공개하며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이 계획은 수십 년 만에 서방 국제 관계에 가장 큰 충격을 준 상황에서 유럽 대륙의 재무장을 위해 8000억 유로(8400억 달러)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3월 5일 “재무장(ReArm)”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철회하는 가운데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해 유럽의 방어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유럽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격렬한 첫 두 달로 인해 충격에 빠졌다. 미국이 서방의 평화 중재자 역할을 포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재무장 계획을 발표하면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향후 수년간 유럽이 직면할 실존적 위협에 대해언급했다. 유럽연합의 이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3월 1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격렬한 논쟁을 벌인 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중단한다고 밝힌 직후에 이루어졌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브뤼셀에서 "우리는 가장 중대하고 위험한 시기를 살고 있다. 우리가 직면한 위협의 심각성이나 그 위협이 현실화될 경우 겪게 될 파괴적인 결과를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유럽의 안보가 매우 현실적으로 위협받고 있는지, 또는 유럽이 자체 안보에 대해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 우리는 오래전부터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알고 있었다."
유럽의 군비를 확충하기 위한 자금 조성에는 유럽연합 32년 역사상 전례 없는 수준의 국방 협력이 필요할 것이다.
27개 회원국 각각은 국내총생산(GDP)의 평균 1.5%만큼 국방비 지출을 늘려야 한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를 통해 향후 4년간 6500억 유로의 재정 여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은 또한 회원국들의 국방 투자를 위해 1500억 유로(1580억 달러)의 대출을 제공할 새로운 제도를 만들 계획이다.
유럽의 재무장 노력은 불가피하게 정책 입안자들에게 어려운 결정을 요구할 것이다.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영국 총리는 국방비 지출을 GDP의 2.5%로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이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원조 예산을 삭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다. 이는 유럽의 순간이며, 우리는 그 역할을 다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방산주가 급등
유럽이 군사 예산 증액을 고민하는 가운데, 유럽 최대 방위산업체인 BAE 시스템즈(BAE Systems), 라인메탈(Rheinmetall), 탈레스(Thales)의 주가가 유럽의 새로운 국방 계획의 규모가 알려지면서 급등했다. 이 기업들은 이번 주 초부터 시가총액이 총 300억 달러 가량 증가했다.
탈레스는 3월 5일 2024년 매출이 8.3% 증가했다고 발표하면서 추가 상승세를 보였다.
실적 발표 후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파트리스 케인(Patrice Caine) 탈레스 최고경영자(CEO)는 유럽이 자체적으로 방위 능력을 갖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럽의 증가하는 국방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밝혔다.
BAE 시스템즈도 2월에 유럽의 새로운 군사적 요구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글 Ryan Hogg, 편집문상덕 기자 mosadu@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