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우려에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졌다.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채권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미지=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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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세션(Trumpcession·트럼프발 경기 침체)'우려로10일(현지 시간) 주식시장이폭락했다.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가 곧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를 걸고 채권시장으로 향했다.

이날 채권 가격은상승했고따라서 수익률은하락했다.금리 변화에 가장 민감한 2년 만기 미 재무부 채권의 연간 수익률은 10bp하락한 3.90%를 기록했다. 미국 대출 금리 기준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9bp 하락한 4.23%까지 떨어졌다.이는 투자자들이 '위험 회피'자산인 국채에 몰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행정부의 잇따른 관세 부과 위협은소비자 및 기업 신뢰도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트럼프는 첫 임기 당시주식 시장을 성과 척도로 활용했지만, 이번 임기에는 '단기적인 경제적 타격을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를 재편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맷 셰리던(Matt Sheridan) 얼라이언스번스틴(AllianceBernstein)소득 전략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월가는 아직 공식적으로 '경기 침체'를 외치고 있지는 않지만, 시장 변동성이 주식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사람들은 이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으며, 그것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 해트필드(Jay Hatfield)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 어드바이저스(Infrastructure Capital Advisors) CEO는 "채권은 전통적으로 주식 시장 변동성에 대한 헤지(방어) 역할을 해왔다"며 "경제 약화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국채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 시장이 약세를 보이면 연준이 결국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해트필드는설령 연준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하하지 않더라도, 투자자들은 경기 둔화 신호가 나타날 경우 10년 만기 국채를 매입해시장 금리를 자연스럽게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현재 시장은 연준이 올해 세 차례(각 25bp)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로운 유형의 '트럼프 트레이드'

트럼프가 취임하기 전, 많은 투자자들은 감세나규제 완화 등 친성장(pro-growth) 정책이 경제를 활성화할 것이라 기대하며 '트럼프 트레이드(Trump Trade)'를 형성했다.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을 고려해 채권 금리가 급등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그러나 트럼프의 복귀 이후 시장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트럼프가 다시 집권한 이후, 10년물 국채 금리는 약 60bp 하락했다. '불확실성이 경제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Now'는현재 미국 1분기 경제 성장률을 -2.4%로 예상하고 있다.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2% 이상의 성장률을 예측했던 것과 큰 차이다. 여기에12일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연준 목표(2%)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우려도 커지고 있다.

해트필드는 "연준의 긴축 정책이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사람들이 이제야 상황을 깨닫기 시작했을 뿐이다. 우리는 올해 초부터 이 문제가 진행되고 있다경고했다. 무역적자, 소매판매, 제조업지수(ISM) 지표가 모두 최악 수준으로긍정적인 데이터는 하나도 없다."

셰리든은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질수록주식뿐만 아니라 머니마켓펀드(MMF)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MMF는 단기 금리와 연계되어 있어연준이 금리를 내릴 경우 수익률이 빠르게 감소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시장은 과거에도 비슷한 상황을 겪은 적이 있다. 2023년 은행 위기(Banking Crisis) 당시2년물 국채 금리는 100bp 하락했고,시장은 연준이 6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단 한 차례도 인하하지 않았다.

셰리든은 현재 시장반응은 당장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는 신호라기보다는, 거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합리적인 대응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이무역 정책을 뒤흔들 때, 시장의 이런반응은당연하다는 뜻이다.

/ 글Greg McKenna & 편집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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