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가 없는 모기가 더듬이로 소리를 감지하는 원리가 자연재해 조기경보 시스템 개발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퍼듀대학교 연구팀이 모기 더듬이의 진동 감지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이를 응용한 센서 개발에 착수했다고 20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파블로 자바티에리 토목공학과 교수와 히메나 베르날 생물과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모기가 자신의 날개짓 소음 속에서도 중요한 소리를 감지해내는 능력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컴퓨터 단층 촬영으로 모기 더듬이의 감각모 구조와 배열을 분석했다. 이를 컴퓨터 설계(CAD) 모델로 재현해 조사한 결과, 더듬이의 구조적 특징이 종과 성별에 따라 특정 음향 신호만을 선별적으로 포착할 수 있게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파니 사케스 다시카 퍼듀대 연구원은 “모기 더듬이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더 넓은 주파수 범위를 감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 모든 주파수가 실제로 활용되지는 않지만, 구조적으로는 그만한 능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짝짓기용 소리와 개구리 울음소리를 듣는 서로 다른 모기종의 더듬이 반응을 비교 분석했다. 베르날 교수는 “이를 통해 청각 감도와 주파수 조율을 조절하는 구조적 특징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자바티에리 교수는 “이 연구 결과를 활용해 스마트 방음 소재도 개발할 수 있다“며 “미세유체 채널이나 조절 가능한 메타물질을 적용하면 건물용 방음 패널, 소음 제거 헤드폰, 나아가 음향 은폐 장치까지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팀은 현재 3D 프린팅 기술로 다양한 크기와 재료의 더듬이를 제작해 주파수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자바티에리 교수는 “도시 전체에 큰 귀 같은 생체모방 센서를 설치하면 도시 소음 속에서도 재난 신호를 신속히 감지해 구조 활동을 돕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학술지 ‘액타 바이오머티리얼리아(Acta Biomaterialia)’에 지난 1월 13일 게재됐다.
육지훈 기자 editor@popsci.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