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트코인 시세는 약세를 보인다. 내년 금리 인하 횟수를 줄인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비트코인 소유 불가’ 발언 때문이다.
그런데도 올해 하반기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대단했다. 연초만 하더라도 4만 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던 게 지금은 10만 달러 선을 두고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가상화폐 대통령’을 자처한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다. 가상화폐를 둘러싼 강력한 규제 대신 진흥책이 쏟아질 것으로 점쳐지면서 역사적인 신고가 경신 흐름을 이어갔다.
이렇듯 비트코인과 가상화폐 산업에 엄청난 돈이 몰리고 있지만, 비트코인이 취지에 알맞게 성장하는지는 미지수다. 애초에 비트코인은 전 세계 법정 화폐를 대체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으로 나왔다. 그런데 지금은 정작 투자수단으로만 쓰이고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데이터가 있다. 전 세계 비트코인 ATM의 숫자 추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가 코인ATM레이더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올해 12월 1일 기준 현재 전 세계엔 3만 8500대의 비트코인 ATM이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 증가한 수치다. 증가하긴 했지만 비트코인 시세의 폭발적인 상승률을 고려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비트코인 ATM은 현금으로 비트코인을 사거나 반대로 비트코인을 현금으로 출금할 수 있는 기계다. 비트코인의 구체적인 실사용례를 넓히기 위한 기기지만, 정작 그 숫자가 많지는 않다. 지역별 편중도 심각하다. 글로벌 ATM의 약 83%가 북미 지역에 집중돼 있다.
비트코인 ATM 숫자는 2020년 10월 처음 1만대를 돌파한 이후, 이듬해 11월 3만대가 도입되면서 우후죽순 늘어났다. 2022년 12월엔 4만대(3만 9945대)에 육박했다가, 이후 비트코인 투자 열기가 식으면서 다시 감소하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극적으로 늘어나진 않았다.
/ 포춘코리아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