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에 호소하기 보다 대법원에서 진실 다툼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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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스스로 본인과 SK그룹 위태롭게 만들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부부의 이혼소송이 국민적 관심 속에서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두 사람의 이혼은 세간에서 ‘세기적 이혼소송’으로 불리웠지만, 지난 5월 30일 2심 결정 전 까지만 해도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것 같은 분위기로 진행됐다. SK그룹을 등에 업은 최태원 회장을 상대로 한 노소영 관장의 싸움은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2심인 서울고법 가사 2부는 “원고(최태원 SK그룹 회장)가 피고(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과 재산분할로 1조 3800 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SK그룹으로 들어갔고, (이 돈이)그룹 성장에 역할을 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이 판결 이후 최태원 회장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2심 판결이후 맞은 첫 월요일인 6월3일. 서울 SK서린사옥에서 SK수펙스추구협의회 임시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이번 판결로 지난 71년간 쌓아온 SK그룹의 가치와 그 가치를 만들어 온 구성원의 명예와 자부심에 큰 상처를 입어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SK와 구성원 모두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진실을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 참석한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구성원의 행복 증진을 위해서 모두 함께 따뜻한 마음을 모으자”고 당부하면서 “저부터 맨 앞에 서서 솔선수범하겠다”고 말했다.

정중동하던 최 회장은 17일 SK서린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심 판결에 치명적 오류가 있었다”고 지적하고 “상고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SK 성장이 불법적인 비자금을 통해 이뤄졌다’ ‘6공화국 후광으로 성장했다’는 판결내용이 존재한다”며 “SK그룹 모든 구성원의 명예와 긍지가 실추되고 훼손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 회장 측 법률 대리인인 이동근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최태원, 노소영 부부의 이혼소송에서 재판부가 판결의 주 쟁점인 주식가치 산정을 잘못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내조 기여부분이 극도로 과다하게 계산됐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이 같은 심각한 오류와 함께 ‘6공 유무형 기여’ 논란 등 여러 이슈들에 대한 법리적 판단을 다시 받기 위해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선 최 회장의 모습은 비장하기까지 했다. 기자들의 질의에 응답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대법원에서 고법의 판결을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묻어났다.

남은 것은 대법원 상고 절차뿐이다.

최태원 SK그룹 메이저 바카라이 17일 기자회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기자회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런데 최 회장은 왜 상고에 앞서 기자회견을 자처했을까? 이에 대해 이동근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부가 6공의 기여 여부 등 주요 이슈에 대한 판단 내용을 외부에 직접 공개한데 이어 오해 소지가 많고 실명들이 등장하는 판결문이 온라인에 유출됐다”며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부득이 최 회장 측 입장을 대외적으로 밝힐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이혼소송으로 인해 SK그룹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이를 신속하게 차단하기 위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어떤 피해가 어디서 얼마나 생겼는지는 모른다.

확실한 것은 최 회장과 SK그룹을 위태롭게 만든 것은 노소영 관장도 고법 판결도 아닌 최 회장 자신이라는 점이다.

최 회장은 고법의 판결을 탓하기 전에, 또 대법원의 최종 결정이 나기 전에 본인이 한 행동에 대해 곱씹어 봐야 한다. 그에게 지금 중요한 것은 자신에 우호적인 여론을 만드는 일이 아니다. 대법원을 설득할 수 있는 충분한 논리와 자료가 필요하다.

/ 포춘코리아 채수종 기자 be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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