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 캠퍼스를 방문한 김승연 한화그룹 토토 사이트 바카라이 임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405/38507_28528_2759.png)
한화그룹 승계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섰다.
승계작업은 2010년대 김동관, 김동원, 김동선 삼 형제의 경영 참여를 시작으로 착실히 진행됐다. 이후 계열사 분할과 합병, 기업 인수를 통해 삼 형제의 사업 승계 구도를 명확히 했고, 2021년을 기점으로는 승계에 필요한 자금 마련도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 남은 건 어떤 식으로 경영권(지분)을 승계할지 입맛에 맞게 선택하는 것뿐이다. 즉 언제 지분 승계 공시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고, 언제 총수직 인계가 이뤄져도 어색하지 않을 시점이다.
하지만 김승연 회장은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3월부터 본격화한 그의 현장 행보는 겉으로는 ‘임직원 격려와 사업현황 점검’임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세 아들의 경영업적을 강조하기 위함’임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언뜻 과한 듯도 싶지만, 한편으로는 그 심정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유력 관계자에게 전해 들은 어느 오너가 3세의 한탄 때문이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밖에서 보기엔 자기가 그룹을 쥐락펴락하는 것 같아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자기보다 훨씬 경험이 많고 노련한임원들에게 둘러싸여 ‘이미 정해진’ ‘강요된’ 선택만 할 뿐 실제 자기가 할 수 있는 결정은 없다는무력감이었다.
1981년 29살의 나이에 그룹 총수에 오른 김승연 회장 역시 과거의 경험을 통해 비슷한 상황을 의식하고 있을 터이다. 당시 그를 바라보던 그룹 안팎의 시선은 철부지, 애송이 경영자였다. 이런 시선이 반전한 건 그가 취임 후 5년 동안 벌인, 당시에는 무모하다고도 평가받았던 각종 사업 성과가 가시화하면서부터다. 그는 그룹을 이끄는 동력이 자리나 지분이 아니라 경영업적에 있음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김 회장의 장기 계획에 따라 세 아들로의 경영권 승계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세 아들들이 마주한 사업 환경은 결코 녹록지 않다. 격변기를 맞은 방산·에너지시장과 해외자본에 배타적인 글로벌 금융시장, 이미 한 번 쓴맛을 안긴 이라크 비스야마 사업 재개 등이 김동관, 김동원, 김동선 세 형제 각각에게 큰 숙제를 안기고 있다.
세 형제가 얼마나 준비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어쨌든, 스스로의 가치를 온전히 혼자 증명해야 할 시간이 가까웠다. 그간 세 형제의 경영업적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온전히 그들 스스로 이룩한 것이라 보기도 어렵다.
어느덧 칠순을 넘긴 김승연 회장의 얼굴에서는 왕년의 패기보단 노곤함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최근 분주해진 김 회장의 현장 행보에 다른 한편에서는 ‘퇴장을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반어적 해석도 나온다. 세 형제는 김 회장이 잘 준비한 승계 과정만큼이나 잘 준비되어 있을까?
/ 포춘코리아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