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는 자체 조달 역량과 가격 전략을 통해 크리스마스 시즌 물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인상 일부를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그럼에도 유통업체들의 불안이 사라진 건 아니다. 곧 다가올 연말 쇼핑 시즌을 대비해 상품을 사들여야 하는 시점에 큰 불확실성을 더하는 셈이다.
다만 월마트(Walmart) 최고경영자(CEO) 더그 맥밀런은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는 2018년 관세 인상과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 등 수많은 불확실성을 이미 겪어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맥밀런 CEO는 “우리는 실행할 수 있는 계획이 있다”면서 “크리스마스가 예정대로 있을 것이고, 사람들은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기 위해 물건을 살 것이며, 우리는 그 제품들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댈라스에서 열린 2025 투자자 대상 간담회 종료 후 언론 브리핑에서 나온 것이다.
월마트 계획의 핵심은 무역 관련 불확실성 속에서도 재고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매장을 채워놓는 것이다. 월마트는 공급사와의 관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비용 인상의 상당 부분을 회사 측이 흡수할 수 있다.
맥밀런은 “우리가 왜 이렇게 확신하느냐면, 우리 바이어가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기 때문”이라며 “그들은 강력한 도구와 장기간 쌓아온 협력 관계를 통해 이를 잘 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상황이 아주 순탄한 건 아니다. 월마트가 판매하는 상품 중 3분의 1은 수입품이고, 그중 중국이 가장 큰 공급원인데, 중국은 트럼프 관세 중단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오히려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될 수 있어 상당 물량이 여전히 위험 노출 상태다.
그럼에도 맥밀런은 월마트와 샘스클럽(Sam’s Club)에서 직접 바잉(구매) 담당자로 일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관세 인상 문제를 풀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진이 높은 상품에서 발생하는 이윤을 활용해, 마진이 낮은 상품의 비용 증가분을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가격 탄력성이 낮은 제품(소비자가 가격 변동에 민감하지 않은 제품)에서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해, 관세 부담을 어느 정도 충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월마트는 경쟁사 대비 큰 이점을 갖고 있는데, 바로 ‘재고 보충 가능(replenishable) 상품’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이는 다른 소매업체처럼 재고 정리에 급급해 대규모 할인판매를 해야 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뜻이다. 수요가 꺾이면 추가 주문을 줄이거나 발주량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맥밀런은 “지금 당장 우리 바이어들은 수량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하면서도 “아직 어떤 상품도 발주를 취소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 글 Phil Wahba & 편집 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