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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칩’ 진대제 회장은 지금도 첨단산업의 첨단에 있다. 숱한 IT 치킨게임을 이끈 그는 “덩치 큰 회사가 불리하다”고 말한다. 그는 지금 ‘배터리 치킨게임’을 이끈다.

문상덕·김나윤 기자mosadu@fortunekorea.co.kr 사진강태훈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이하 ‘스카이레이크’) 회장은 연초 일본과 유럽을 잇따라 들렸다. 일본에선 ‘반도체 부활’의 현장, 구마모토현을 찾았다. 대만 TSMC와 일본 소니 등이 합작해 만든 파운드리사 ‘JASM’의 공장이 이곳에 있다. 일본 정부 지원에 힘입어 5년 목표로 착공한 공장을 22개월 만에 완공시켰다. 그는 “아날로그 사회하이 로우 토토 사이트 이렇게 빨리 최신 공장을 완공하고 가동까지 하는 건 충격적”이라면서도 “10년 넘는 공백이 있었던 만큼 구인에 어려움을 겪는 듯했다”고 평가했다.

4월엔 유럽에 다녀왔다. 프랑스 남부 항구도시 보르도에 본사를 둔 ‘ACC’를 먼저 찾았다. ACC는 2020년 스텔란티스와 토탈에너지스가 합작해 만든 프랑스 최대 배터리회사다. 그다음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룩셈부르크로 향했다. 그가 대표로 있는 솔루스첨단소재(이하 ‘솔루스’)의 유럽동박공장이 있는 곳이다. 2020년 두산그룹으로부터 솔루스(구 두산솔루스)를 인수한 진 회장은 직접 대표직을 맡고 공정 혁신을 이끌었다. 그는 “동박 제조 기술이 쉽지 않다”며 “2년간 열심히 챙긴 결과 이젠 업계 최고 수준에 올랐다”고 말했다.

동박리튬이온 배터리의 음극재를 구성하는 구리막. 동박이 얇을수록 더 많은 음극 활물질을 담아 배터리의 용량을 늘릴 수 있다.

지난 동선이 말해주듯, 그는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의 첨단에 있다. IBM 왓슨연구소에 있다가 1985년 삼성전자로 이직, 이후 삼성의 메모리·비메모리 반도체를 세계 정상급에 올린 과거하이 로우 토토 사이트 물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한걸음 더 내디뎠다. 2006년 사모펀드 운용사 스카이레이크를 창업하면서 ‘오너십’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한미반도체, 딥엑스 등 반도체 관련 성장기업에 투자했고, 필요하면 그가 직접 경영을 맡아 회사를 혁신했다. 그는 “나는 내가 스스로 의사결정 하고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솔루스 대표이기도 한 그는 지금 ‘배터리 치킨게임’의 한복판에 있기도 하다. “전 세계 동박 회사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할 만큼 생존 경쟁이 치열하다. 숱한 글로벌 치킨게임을 이끌었던 그는 “치킨게임하이 로우 토토 사이트 큰 덩치(생산능력)는 되레 마이너스 요인”이라고 단언했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회사하이 로우 토토 사이트 차별화한 제품을 빠르게 양산하는 게” 성공 방정식이라고 말했다. 그가 경험했던 삼성의 성공이 그랬다.

Q 한국 업체들이 고전하고 있습니다.

완성차 제조사(OEM)하이 로우 토토 사이트 직접 배터리를 만들겠다는 게 지금 트렌드예요. 테슬라가 그렇습니다. 직접 만들어서 배터리 조립업체로 가던 부가가치를 먹겠다는 겁니다. 자사에 필요한 배터리를 만들 수도 있고. 그래서 배터리만 만드는 회사는 어려워질 수 있어요.

Q 공급망 재편도 여전히 진행 중인데.

배터리도 무겁지만, 동박도 무거워요. 그러니 배터리회사는 자동차 공장 옆에 붙어 있어야 합니다. 유럽의 자동차는 그 나라하이 로우 토토 사이트 만드는데, 배터리 공장은 폴란드, 헝가리, 룩셈부르크 정도밖에 없어요. 특히 동박 회사가 거의 없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예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때문에 공급망 이슈가 더 크죠. 말레이시아하이 로우 토토 사이트 만드는 건 비싸고, 미국하이 로우 토토 사이트 안 산다는 데 어떻게 하겠습니까? (※SK넥실리스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말레이시아에 동박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솔루스가 지금 캐나다 퀘백에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내년 말이면 가동할 것 같아요. 다른 업체는 시작도 안 했다고. 이런 면하이 로우 토토 사이트 솔루스가 입지 조건이 유리하다고 봐요. 치킨게임하이 로우 토토 사이트는 덩치가 크면 불리해요. 우리는 지정학적인 이점이 있는 데다가 품질을 빠르게 올리고 있어서, 큰 파트너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Q 덩치를 키워야 치킨게임하이 로우 토토 사이트 이기는 것 아닙니까?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 생산단가가 떨어질 테니까요.

오히려 불리합니다. 가동률이 떨어지니까요. 잘 팔릴 때야 많이 팔 수 있어서 좋죠. 그런데 수요가 떨어지면 가동률을 줄여야 하고, 그만큼 손실이 나죠. 사람을 내보낼 수도 없고. 생산능력이 아무리 커도 가동률이 50% 이하면 소용없잖아요. 솔루스는 지금 풀 가동하고 있어요. 이럴 땐 작은 회사하이 로우 토토 사이트 특화된 제품을 만드는 게 오히려 유리합니다. 단적으로 전체 시장은 안 좋아도 고급 전기차는 팔립니다. 삼성SDI가 상대적으로 선전하는 것도 고급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만들어서 그래요. 우리도 테슬라 사이버트럭에 들어가는 동박을 만들고 있거든. 그래서 우리가 유리한 거예요.

물론 작기만 하면 소멸합니다. 소멸하지 않으려면 특화 전략을 써야 해요. 지금 전 세계 40~50개 동박 회사 중에 20~30개가 문 닫았습니다. 오래 지속되는 치킨게임은 누가 기술개발을 잘하느냐, 그래서 결국 누가 차별화된 제품을 만드느냐가 가장 중요해요. 삼성 반도체도 처음부터 거인이 아니었습니다. 더 빨리, 더 좋은 물건을 만들어서 일본 업체들을 순식간에 따라잡은 것이었죠.

Q 그런데 배터리 공급망 중하이 로우 토토 사이트도 왜 동박이었습니까?

마침 두산하이 로우 토토 사이트 어려워하고 있었어요. 딱 보니 우리가 사면 잘 키울 수 있겠다. 결과적으로 솔루스도, 두산도 건강해졌죠.

반도체처럼 동박도 수율을 높이기 어려워요. 굉장히 얇거든. (※머리카락의 30분의 1인 마이크로미터 수준이다.) 원재료를 녹여 만든 전해액을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는 3m 크기 드럼에 도금을 해서 얇은 막 형태의 동박을 만들어요. 전해액이 드럼에 딱 붙어서 도금이 시작되는 0.1초에 품질이 결정됩니다. 두꺼운 부분이 생기면 찢어지고. 그렇게 만든 동박에 또 카본 코팅을 하는데 이것도 쉽지 않아요. 그러면 수율이 70%대밖에 안 나와요. 그 어려운 반도체도 90%는 나오는데 말입니다. 이걸 그동안 혁신했죠.

Q 차세대 배터리기업 ‘SES’ 창업자는 한국하이 로우 토토 사이트 공정 엔지니어를 구한다고 하더군요. 소재는 중국하이 로우 토토 사이트 개발할 수 있는데, 공정은 한국이 앞서간다고.

한국 경제 성장에 가장 공헌한 계층을 꼽으라면 저는 공정 엔지니어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팔릴 제품을 개발하고 양산할 때 수율이 나도록 품질 관리를 하는 엔지니어가 없으면 일이 되지 않아요. 중국에도 수많은 엔지니어가 있지만, 우리만큼 기술을 축적하진 못했죠.

Q 반도체산업의 엔지니어링 노하우가 배터리에 어떻게 전수됐을까요?

반도체를 처음 개발할 때 ‘워킹 다이’(※working die, 웨이퍼하이 로우 토토 사이트 실제 작동하는 칩. 후공정을 거쳐 완성되는 ‘칩’과 구분된다.) 1개 만들기까지 2년을 보내요. 그걸 10% 수율까지 올려서 공장 보내는 데 1년 정도 더 걸리죠. 그걸 양산 라인에 보내면 1년 이내에 80%까지 올려야 해요. 그러니 양품 한두 개 만드는 것과 수율을 끌어올리는 것, 대량 양산으로 가는 건 다 다른 이야기예요. 이런 기술을 축적해 간 것이 경험이죠. 물론 개발과 양산 모두 중요하죠. 개발이 없으면 양산이 있을 수 없으니까.

또 실리콘 웨이퍼 표면을 산소와 반응시켜서 얇은 산화막을 만들기도 하고, 알루미늄을 갖다 붙이기도 해요. 그런 작업들이 분자 단위하이 로우 토토 사이트 움직이는 문제들이거든. 그런데 동박도 구리 분자가 드럼에 가서 들러붙는 과정으로 만들어집니다. 분자 단위하이 로우 토토 사이트의 작용을 이해하는 게 배터리를 만들 때도 필요한 거예요. 또 공정의 어느 지점하이 로우 토토 사이트 문제가 일어나는지 이해하려면 생산 설비가 전체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야죠. 결국 화학과 수학, 물리 같은 기본을 충실히 알고 있어서 전체를 볼 수 있어요.

저는 반도체학과를 만들 필요는 없다고 봐요. 공과대학을 잘 키워주면 됩니다. 공과대학에 학생들이 더 많이 가게 유도하는 게 정부 역할이라고 봐요.

Q 일본은 엔지니어가 없어 문제라고 합니다.

맞습니다. 일본은 20여 년간 반도체 산업하이 로우 토토 사이트 손을 놓은 것과 마찬가지였는데, 별안간 공장을 짓는다고 해서 사람들이 나타나겠습니까? TSMC가 일본 구마모토에 2년 만에 공장을 지었어요. 원래 5년 걸린다고 봤던 공장을. 일본 정부가 지원해서 소니 소유 부지에 지었죠. 소니 CMOS이미지센서(CIS)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생산하게 되는데요. 두 번째 공장은 본격적으로 파운드리를 하게 될 것 같고요. 그 동네 가보니 구인 전단지가 숱하게 붙어 있어요. 대만하이 로우 토토 사이트 사람들을 당장 데려올 수 없으니 일본하이 로우 토토 사이트 사람을 구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은 거죠. 사람 때문에 걱정이 많아 보였습니다.

Q 투자 포트폴리오에 아웃백이 있었습니다.

스카이레이크는 IT, 제조에 주로 투자해요. 그런데 이 분야는 경기 사이클이 있어요. 그런데 소비재 산업은 사이클이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보완적으로 다른 산업에도 투자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70%는 첨단 제조, 30%는 기타 산업. 그런데 막상 아웃백에 투자한다고 하니까 ‘기껏 투자했더니 외식 산업을 하느냐’고 반대하는 LP가 있었어요. 그래서 내가 ‘아웃백은 외식 서비스가 아니라 제조업’이라고 설득했죠.

음식을 맛있게 만들려면 품질이 균일해야 하고, 품질을 잘 관리하려면 공급망을 제대로 파악해야 해요. 원자재가 부족하지 않게요. 시장 예측도 잘해야 하고요.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패밀리레스토랑은 어려워진다. 대신 비즈니스 미팅으로 포지셔닝 하자. 직장인들이 10만원쯤 들여서 스테이크 먹는 걸 4만~5만원으로 먹을 수 있게 하자는 겁니다. 이런 요소들을 개선하면 이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이라고 하니까 사람들이 반신반의했죠. 우리가 한다고 하니 지켜본 거죠. 결과적으로 570억원에 사서 3500억원에 매각했어요.

Q 제조업 공급망과 유사했습니까?

처음에 아웃백에 요청했어요. ‘고기를 호주하이 로우 토토 사이트 어떻게 사 오는지 설명해 달라’고. 소를 도축해서 큰 덩어리로 자른 다음 배에 실어 오는데, 냉장 상태로 가져온다고 하더군요. 한국에 와서 세절하고 냉동한 다음 업장에 공급해요. 조리할 때 해동하고. 굳이 냉장해서 가져온 걸 한국하이 로우 토토 사이트 냉동하고, 다시 해동하는 게 말이 됩니까? 언제 팔릴지 몰라서 일단 냉동 보관한다고 하는데, 내가 ‘냉장고가 필요하면 얼마든지 사 줄 테니 절대 냉동하지 말라’고 했어요. 냉동하면 고기 맛이 나빠지니까요. 그렇게 바꿔서 맛이 좋아졌어요. 그리고 직원들은 하루에 수십 개씩 스테이크를 굽도록 시켜서 실력을 키우게 했고요.

Q 생산 수율을 높이는 과정이랑 같아 보입니다.

맞아요, 똑같습니다. 솔루스도 같아요. 공정을 바꿔보고 기계를 붙여보고, 그러면서 퀄리티가 빠르게 좋아졌어요. 예를 들어 동박은 고객사하이 로우 토토 사이트 요청한 폭과 길이에 따라 잘라야 합니다. 제박기(동박을 만드는 설비)와 슬리터(동박을 잘라내는 설비)가 기존에는 따로 있었는데, 하나로 합쳤어요. 그만큼 단가를 낮췄죠.

※‘[치킨게이머, 진대제②] 삼성 반도체, 문제는…’하이 로우 토토 사이트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