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사이트추천[전혜경 UNHCR 아태지역 본부장 인터뷰①] 두 손이 기다린다, 봄은 온다
을사년 신년호 Cover Story | A story that we must hear ① 전혜경 유엔토토사이트추천기구 아시아·태평양 지역 본부장
소비 심리는 꽁꽁 얼어붙었고 기업 이익 전망치는 낮아졌다. 한국 증시는 놀림거리로 전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1400’이란 낯선 숫자가 표준이 됐다. 한국 대통령은 탄핵 심판대에 올랐고, 미국 대통령은 한국에 정산서를 요구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선 총성과 포화가 오가는 중이다. 이렇게 보면 토토사이트추천 얘긴 부차적인 것 같고, 사소해 보인다. 그런데도 포춘코리아는 새해 첫 표지 인터뷰이로 전혜경 유엔토토사이트추천기구(UNHCR) 아시아·태평양 지역 본부장과 만났다. 이유가 있었다.
김다린기자 quill@fortunekorea.co.kr 사진김용호
꽃=방선방플라워가든 대표
2024년 해가 마무리될 무렵, 포춘코리아가 전혜경 유엔토토사이트추천기구(UNHCR) 아시아·태평양 지역 본부장의 손에 꽃을 들렸다. 그것도 그의 몸집 크기만 한 커다란 꽃다발이었다. 전혜경 본부장은 주체하기 어려운 크기의 꽃다발을 들고 스튜디오 한가운데 섰다. 전 본부장은 2025년 1월호, 포춘코리아의 표지 모델이었다.
누군가는 그럴 수 있다. 새해를 시작하는 첫 번째 달, 왜 하필 토토사이트추천 얘길 꺼내냐고. 일견 수긍할 수 있는 의문이다. 다뤄야 할 이슈가 너무 많다. 2025년 을사년(乙巳年), 광복절과 2차세계대전 종전 80주년을 맞는 기념비적인 해다. 6.25 전쟁이 발발한 지는 75주년을 맞는 해이자 21세기의 4분의 1이 채워지는 해이기도 하다.
2025년은 사회적으로도 의미가 남다르다.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의 고령자 인구 비율이 20% 이상인 사회)로 처음으로 접어든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늙고 있는 나라지만, 동시에 그에 필요한 노인복지와 의료복지 인프라가 가장 부족한 나라로도 꼽힌다.
경제 상황을 따져보면 더 큰 한숨을 쉬어야 한다. 침체 위기로 국민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다. 성장률 예상치는 갈수록 쪼그라든다. 여기에 더 큰 폭탄이 떨어질 참이다. 2025년은 무시무시한 ‘2기 트럼프 행정부’가 시작하는 해다. 관세를 앞세운 통상압력 강화를 통해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쳐온 그는 ‘무차별 관세 전쟁’을 예고했다. 우리나라를 두고도 관세를 무기로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거나, 방위비 추가 분담을 압박할 게 뻔하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엔 당연히 적신호다.
이런 때일수록 정부가 민첩하고 현명하게 대응해야 하는데, 불가능하다. 탄핵소추에 따른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정지로 국정은 그로기 상태다. 서로 네탓 공방만 벌이며 싸우는 국회가 이런 위기를 조기에 수습할 가능성은 작다.
이렇듯 다루고 써야 할 이슈가 많은 시기, 앞서 언급했듯 포춘코리아는 을사년 1월호 표지 인물로 전혜경 유엔토토사이트추천기구 본부장을 낙점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희망을 얘기하고자 했다.
‘토토사이트추천이 희망’이란 명제에 고개를 갸웃하는 이가 있을 거다. 그도 그럴 게, 국제 사회가 토토사이트추천을 바라보는 시선은 꽤 복잡하다. 당장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에 혁혁한 공을 세운 공약 중 하나가 ‘이민자 추방’이었다. 그는 당선 직후 취임 최우선 과제로 국경 강화를 꼽으며 불법체류자 대규모 추방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1기 행정부 땐 미국 내 토토사이트추천 수용 규모를 최저 수준으로 낮추기도 했다.
사실 트럼프의 미국만 그런 게 아니다. 여러 국가가 국민의 경제적 부담이나 범죄 같은 사회문제 우려를 우려하며 토토사이트추천을 받아들이는 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 최초로 토토사이트추천법을 제정한 한국은 원래부터 그랬다. 지난해 한국에서 토토사이트추천으로 인정을 받은 비율은 1.53%에 그쳤다. 심사는 5950건이 이뤄졌는데, 토토사이트추천 인정은 단 101명만 받을 수 있었다.
지금 전 세계 분위기가 그렇다. 서로 다른 이념과 생각, 종교, 피부색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나이가 다르단 이유로 균열하는 ‘세대론’도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진다. 우린 분열과 배제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한쪽에서 아무리 다양성과 형평성, 포용성을 강조해도 간극만 벌어지고 있다.
부추기는 증오, 가속하는 분열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분위기가 정점에 달할수록, 토토사이트추천의 숫자가 늘어난다. 원래 살던 둥지 밖으로 내몰려야 하는 이들.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이유는 전쟁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선 이스라엘과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했다.
시리아에선 새로운 국면의 내전이 터졌고 수단에서는 정규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사이 무력 충돌이 발생했다. 최근 몇 년새 발생한 굵직한 전쟁만 따져도 이렇게 많다. 당연히 해당 국가의 국민들은 생존을 모색하고자 이 나라 저 나라를 떠돌고 있다.
이렇듯 복잡다단한 이유로 마땅히 살 곳에서 밀려난 이들의 숫자는 총 1억 2026만 명(2024년 6월 말 기준). 전년보다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전 세계 인구의 약 1.5%에 해당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1000명 중 15명이 이런 위험에 놓여있단 얘기다. 10년 전과 견줘 보면 거의 두 배가량 늘어났다.
살 곳을 잃을 이유와 사람은 점점 늘어나는데, 이들을 두팔 벌려 환영하는 국가 수는 줄어들고 있다. 토토사이트추천을 둘러싼 상황은 꼬인 실타래보다 풀기 어렵다. 유엔토토사이트추천기구는 ‘두 손 모아 토토사이트추천 보호’를 꾀하는 UN의 주요 기구다. 이 난제를 어떻게든 풀어보겠다는 거다.
45개국의 유엔토토사이트추천기구의 운영을 총괄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수장, 전혜경 본부장은 “그럼에도 토토사이트추천들은 꿈을 꾼다”고 말했다. 새로 닿은 곳에 정착하거나, 원래 살던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인다는 거다. 불요불굴. 어떤 환경과 이유에 놓이든 삶을 이어가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포춘코리아는 을사년을 코앞에 두고 전혜경 본부장의 이야기를 꼭 들어보고 싶었다. 우리가 정 본부장에게 그 몸집 크기만 한 커다란 꽃다발을 들린 이런 맥락에서였다. 첩첩산중의 문제가 금세 해결돼 한 아름의 꽃처럼 예쁘게 피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렇게 입을 뗀 전 본부장의 목소리는 따뜻했고, 또 굳건했다.
Q 인도주의 현장을 수십 년 누볐습니다. 어떤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나요.
너무 많은데요. 방금 생각이 난 건 최근, 내전이 확전 양상을 띠던 미얀마에 갔을 때입니다. 말하자면 같은 자국에서 실향한 건데, 포화를 피하고자 피난을 한 거죠. 이런 식으로 전쟁이 터지면 사람이 몸만 뛰쳐나오는 경우가 숱합니다. 다른 걸 챙길 여유가 없기 때문이죠. 우리는 이런 분에게 나눠주는 패키지가 있어요. 모기장이나 이불, 주방용품 같은 생필품이 담겨있는데요. 이때 참 뭉클한 장면을 봤어요.
Q 어떤 장면이었습니까.
우리가 나눈 물품을 또 서로 나누고 있더라고요. 더 필요한 제품이 있는 쪽으로요. 가령 아이들이 많은 가정엔 모기장을 더 주고, 이불을 갖고 계셨던 분들은 받은 이불을 또 나눠주고…. 정말 힘든 상황이잖아요. 실제로 행색은 고돼 보이는 데도. 그렇게 너그러울 수 있다는 건 참 놀라운 일입니다.
Q 현장 얘기를 더 들려주세요.
좀 오래된 에피소드인데, 2001년이니까 20년도 더 됐네요. 앙골라 내전이 벌어졌어요. 국경을 맞대고 있던 잠비아로 많이 피란을 갔고, 자연스레 토토사이트추천촌이 형성됐죠. 저도 막 현장을 다니기 시작할 무렵이었는데요. 그런데 토토사이트추천이 우리가 예상한 숫자를 한참 웃돌았어요. 구호 물품을 실은 트럭도 하필이면 늦어지고 있었고요. 8시간을 수많은 토토사이트추천분과 멍하니 있게 됐죠.
Q 정말 난감한 상황이었네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하늘이 비를 퍼부었어요. 우기였거든요. 피할 데도 없이 그냥 수천 명이 앉아서 비를 맞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분들이 한 열흘에서 3주 정도를 아무것도 없이 이곳까지 걸어오신 분들이거든요. ‘아 이걸 어떻게 하지’ 허둥지둥할 때, 한 토토사이트추천분께서 적극적으로 우리 기구 직원들의 힘을 돋우면서 함께 움직였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의사 선생님이더라고요.
Q 의사도 전쟁이 나면 토토사이트추천촌을 갑니까.
의사는 어느 나라든 엘리트입니다. 사실 재력이 있으면 토토사이트추천촌을 오지 않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도 1년 동안 토토사이트추천촌에 남아서 피난 과정에서 다친 분을 치료했더라고요. 누가 그를 고용한 것도 아니고, 돈을 주는 것도 아닌데요.
Q 증오와 폭력으로 토토사이트추천이 생겼는데, 정작 토토사이트추천촌에선 화합이 이뤄지고 있었군요.
사실 어떤 현장을 가든 비슷한 장면을 봅니다. 그런 따뜻한 마음 씀씀이를 볼 수 있어요. ‘콩 한쪽도 나눠 먹는다’는 우리 말이 있잖아요. 전 그게 이럴 때 쓰는 거구나라고 생각했죠.
Q 그로부터 또 20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전쟁이 끊이질 않네요.
여전한 게 아닙니다. 점점 더 심해지고 있죠.
Q 고향을 잃고 떠도는 삶은 가혹할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가장 바람직한 건, 토토사이트추천의 숫자가 줄어서 우리 기구가 없어지는 거예요. 우린 원래 한시 기구였어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몇 년이면 사라지겠지 했었던 거죠. 하지만 불행하게도 2025년, 우리 기구가 75주년을 맞았어요. 그리고 제가 기구에 들어온 뒤로 단 한 번도 토토사이트추천의 숫자가 전년 대비 감소한 적도 없었고요.
Q 한 번도 없었군요. 정확히 언제, 어떻게 입사했죠.
우연히 우리 정부에서 국제기구초급전문가(JPO)를 모집한단 소식을 듣게 됐어요. JPO는 국민의 국제기구 진출을 확대하고, 국제협력 경험을 갖춘 전문가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인데요. 운 좋게 합격해서, 2001년부터 일을 하게 됐습니다.
Q 순전히 우연은 아니었을 겁니다.
뿌리라고 해야 할까요. 좀 특수한 배경이 있어요. 아버지는 평양 근처, 어머니는 황해도 분이셨어요. 그런데 한국전쟁 때 가족이 우리나라로 피난했고, 제가 아주 어릴 때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가게 됐죠. 차별을 받았던 건 아니지만, 내가 ‘주변과 다르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소수 민족이나 이민자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고, 대학 공부도 정치 쪽을 다루면서 토토사이트추천이나 무국적자, 실향민 관련 이슈가 나오면 더 마음이 갔죠.
Q 부모님은 피난 얘기를 해주셨나요.
네, 아마 제일 많이 했던 말씀이 ‘사흘만 피해 있다가 다시 돌아올 줄 알았는데 결국 그러지 못했다….’ 저는 지금도 한국에 오면 비무장지대(DMZ)를 꼭 들릅니다. 지금은 관광 콘텐츠가 됐지만, 십수 년 전엔 정말 허허벌판이었거든요. 부모님과 가족이 넘어올 때의 과정도 너무 험난했다고 하니까.
Q 부모님에게서 듣던 얘길 현장에서 직접 봤겠네요.
처음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인류가 진짜 배우지 못하는구나, 이걸 우리 세대에서 또 반복하고….” 사실 우리 사회의 일부가 토토사이트추천을 우호적이지 않게 인식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나랑은 전혀 상관이 없는 상황’인 것 같기 때문이거든요. 그런데 생각해 보세요. 4년 전에 내가 지하철 역사 안에서 노숙하듯 잠들어야 한다고 상상한 우크라이나 국민이 몇이나 있었겠어요.
한국전쟁 피난 가정의 후손은 그렇게 유엔토토사이트추천기구 본부장 자리에 오른 첫 번째 한국인이 됐다. JPO로 시작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45개국의 운영을 감독하는 본부장이 된 한국인 여성 UN 고위직 관료란 경력도 이채롭다.
제네바 본부의 모금 및 정부 관계 담당관, 유니세프 일본·한국 사무소의 정부 관계 전문관, 유니세프 뉴욕 본부 다자협력부서 선임자문관, 유엔토토사이트추천기구 아태 특별자문관, 아프가니스탄 사무소 부소장보, 유니세프 칠레대표부 대표, 유엔토토사이트추천기구 미얀마대표부 대표, 한국대표부 대표 등 거쳐온 이력이 전 본부장의 치열함을 드러낸다.
이렇게 사력을 다해 토토사이트추천을 지원하고 보호했는데, 결과만 따지면 맥이 빠진다. 전혜경 본부장이 직접 말했듯 단 한 번도 토토사이트추천의 숫자가 전년 대비 감소한 적이 없었다. 냉정하게 내다보면,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이 난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더 자세한 내용은 을사년 새해, 우리가 꼭 들어봐야 하는 두 번째 얘기에서 이어집니다.